감성과의 공명

나다운

from 해석 / About love 2008/08/07 02:04
"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하십시요.
  괜히 꾸미거나 가식적이지 않는 ..
  그냥 편안한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십시요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


-유희열


2008/08/07 02:04 2008/08/07 02:04
Tag // ,



그 남자 (유희열)


첫사랑과 헤어지고 나서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서
한가지 결심한 게 있는데..

그건 사진을 절대 찢지 않겠다는거 였어요

그때는 더군다나 내가 버림받았다고 생각했으니까
더 화가 나서 보이는 족족 다 찢어버렸죠

찢으면서도 마냥 시원하지만은 않았지만
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허탈해졌던 게

"그 친구랑 같이 했던 시간도 다 내 인생의 한 부분인데
 어쩌면 어떤 순간보다 더 오래 기억하게 될 날들인데
 어떻게 사진 한 장을 안 남겨 놨을까?

 다시는 사진을 찢지는 말아야지
 헤어진 일까지 내 인생에 잘 남겨둬야지.."

그런데 막상 또 이렇게 이별을 겪고 보니까 그 결심이 흔들립니다

한번 견뎌보겠다고
여기저기 널려있는 사진들을 치우지도 않았더니
냉장고에서. 책상 위에서. 책장 속에서 불쑥 불쑥..

그 사진들 볼때마다 내가 내 마음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내가 사랑받고 있었던 시절
저렇게 빛나는 얼굴의 나를 내 눈으로 확인한다는거
생각보다 훨씬 잔인한 일이었군요.



(이소라) 그 여자


컴퓨터 앞에 앉아 꽉 찬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디지털이라는 건.. 참 공격적인 거구나"
새삼스러운 생각을 해봅니다

보낸 메일마다 하나씩 매달려 있는 첨부파일들
대부분은 디카로 또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이죠

하나씩 파일을 열어봅니다

내가 나를.. 그가 그를..
우리가 서로를..
혹은 팔을 길게 뻗어 둘이 함께 찍은 사진들..
눈을 감을 사진. 흔들린 사진. 얼굴 반만 나온 사진.
바보같은 표정의 사진..

제대로 나온 사진은 거의 없네요

준비되지 못한채
마구 찍어놓은 사진들을 보며
나는 새삼 우리가 서로의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있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언제나 함께였죠
언제나 손을 잡고 다녔죠
그래서 모든 순간이 심각하지 않았어요

지금 좀 잘못해도 오해가 좀 생겨도
"내일 사과해야지.. 내일 풀어야지.."
"하나. 둘. 셋. 김치^^"
준비하고 한껏 예쁜 표정으로 서로를 대했어야 했는데..

클릭 한 두번으로 깔끔히 지워지는 디지털의 추억들..
그도 나를 그렇게 쉽게 지워버렸을까?

2008/02/17 04:25 2008/02/17 04:25



남자 (유희열)


옛날에.. 옛날에..
뭐? 옛날에 언제?
글쎄.. 그게 한 고조선쯤 정도인것 같애.
하여튼 좀 옛날이야.

옛날에 어떤 요정이
응? 고조선에 왜 요정이 있냐고?
이거 좀 이상하긴 하다~ 그치 응?

그럼 빙하기때로 할까?
그것도 좀 이상한가?
아니아니.

근데 빙하기는 좀 이상하지 않나?
요정들은 보통 미니스커트 입고 날아다니잖아.
빙하기는 좀 추울 것 같다~

뭐? 아 진짜!! 야 내가 무슨 변태..
변태 맞어~

야 그럼 요정이 미니스커트 입지
너 요정이 바지 입는거 봤냐?
청바지 입고 날아다니는 요정 봤어?
너 월남치마 입은 요정 봤냐고~

너는 사람 왜 이렇게 이상하게 만드냐~
아니 내가 그 동화책에 나오는 요정 다리나 흘깃거리고.. 그런 응?
내가 정말... 좋긴 해~

왜 이래 정말~
진작 그럴 것이지~
너 까불면 내가 얘기 안해준다.
이거 진짜 웃긴 얘긴데..

알았어.
음... 어쨌든, 그렇다 치고~

옛날에..
아니 고조선 시대때 미니스터트 입은 요정이 살았는데
그 요정이 어느날 길가다 공주님을 만난거야.

뭐라고? 고조선에는 공주님이 없다고?
진짜 확실해? 진짜?
그럼 어떡해~
요정이 공주님을 만나야지 목걸이를 훔쳐올 거 아니야!

아니, 내가 너 목걸이 줄려고 진짜
조카 동화책 다 뒤져가지고 스토리를 짜왔는데
너는 자꾸 테클만 걸고

내가 너한테 이 목걸이를 어떻게 주냐고요~


  (이소라) 그 여자


앙~
화내지마~ 화내지마~
미안~미안~

알았어~
얘기 계속 해봐봐.
이제 뭐라 안그럴께.
정말이지~ 그럼~
약속~ 도장~ 복사~

그래서 그래서
미니스커트 입은 요정이 고조선의 공주님을 만나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뭐? 공주가 거지로 변장한 요정을 못알아보고
물한모금만 달라고 그러는데
아이 드러워 저리가 하고 확쫓아냈어?
그 공주 너무 못됐다.

그래서~ 그래가지고
아..그래서 요정이 화가 나서 공주 목걸이를 확 훔쳐온거야?
이 목걸이는 착하고 아름다운 여인만이 목에 걸 자격이 있어
막 그러면서?
우앙~ 그렇구나~

뭐? 이게 그 목걸이라고?
정말?
예쁘다~
고마워~

근데 오늘은 아무날도 아닌데 갑자기 왠 목걸이야?
엥? 어린이날~
나 어린이 아닌데?

잉? 진짜?
이히히 나두~~
나한테도 자긴 언제나 귀여운 아가~

자기야 나는 자기가 좀 잘 삐지고 유치하고 그래도
응? 아니..아니아니~
지금 그 얘기가 유치했다는 말이 아니라
만약에 자기가 어느날 막 유치하게 군다고 하더라도
아니~아니~ 끝까지 들어봐봐봐봐~~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아잉~

- 쥬얼리의 니가 참 좋아
2008/02/17 04:11 2008/02/17 04:11



그 남자 (유희열)

어쩌면, 나는
운명을 몇 번 만난 것도 같아.

물론 모르게 흘러가는 게 운명이라지만
운명도 실수를 할 때가 있어서
나한테 뒤통수를 살짝 들켰을지도 모르잖아

니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너를 잡아 달라고 말했을 때
그 때 처음으로 운명을 만났던 것 같아.


그때 너를 잡았다면
우리는 지금과 달라졌겠지?


두 번째는
그리고 일 년쯤 후에
니가 잠깐 귀국했을 때,

우리 딱 한 번 만났을 때,
음악 소리밖에 안 들리던 그 조용한 까페에서
그 노래를 함깨 들었을 때,

"그대여, 나와 같다면
 내 마음과 똑같다면."


너는 그 노래를 듣다 나한테 말했어.
잡고 있던 내 손가락 하나마다에 힘을 주면서

"나와 같다면, 니가 와, 니가 와."


모든 것엔 정말 세 번의 기회가 있을까?
가위바위보처럼, 요정의 소원처럼?


만약에
한 번 더 운명이 나한테 뒤통수를 보여 준다면
이번엔, 널 잡을게.


너도, 나와 같다면
내가 갈게.



그 여자 (이소라)

누가 그러더라.
이렇게 갑자기 별 계기도 없이
누군가가 생각나는 건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과 내 마음이 닿았기 때문이라고.


그렇다면 너도 나처럼
우리를 생각하고 있을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비 때문이려니 생각하게 되네.


비는 잊고 있던 사람을 그립게 만드는 눈과는 달라서
떠나간 사람을 원망하게 만든다지.


너는 두번씩이나
나를 뿌리친 사람이니까.
붙잡아 달라고 부탁했을 때도
와 달라고 부탁했을 때도
잡고 있던 손을 먼저 놓은 건 너였으니까.


너는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고나 있을까?

너와 같은 비를 맞고 있다는 걸,
오늘 하루 종일
전화기 잎에서 긴 망설임을 겪고 있다는 걸..


내가 만약,
마침내, 너에게 전화를 건다면
아마 니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서
부재중 전화 표시만을 남기겠지만
그렇다면 그건

내가 보내는 마지막 신호일 거야.

그러면 너는 내게 와야 해.

니가 와야 해.
2008/02/16 16:38 2008/02/16 16:38



그 남자 (유희열)

쭉~ 솔로로 지내고 있다는 사람을 만나면,
아주 실례되는 질문을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저기.. 몇 년째나 혼자 지내세요?
근데, 정말 몇~ 년동안 사랑하는 사람이 안 생길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꼭 애인이 아니라도..
사랑하는 사람이요.
짝사랑도 괜찮고..."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한껏 긴장합니다.

만일 그 사람이 이렇게 대답한다면 내 마음은 좀 밝아지죠.

"몇 년씩이나 그럴수는 없죠.
 일이 년 지나면 또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게 돼 있어요"

하지만 내 질문을 받은 사람이 문득 그 눈가가 아련해지면서
이렇게 대답을 한다면...

"글쎄요,
 한 오 년 됐는데 아직도 다른 사람이 좋아지질 않네요."

이렇게 대답한다면 나는 슬슬 겁이 납니다.
못 본지, 헤어진 지, 일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창문으로 날아드는 라일락 향기며
침대 머리 맡에 차곡 차곡 쌓이는 봄 햇살이며
재채기 같은 바람이며,

그런것들을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 그녀밖에 없다는 게
참, 참..., 기가 막히기도 하죠.

계절이 한바퀴를 더 돌고 그녀에 대한 감정들,
밉다가 그립다가 원망스럽다가 보고 싶다가...

그렇게 한바퀴를 더 돌면
그때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까요?

그때까지는 또,..
어떻게,

차암...


그 여자


마치 계절처럼 '그것이 있었나' 기억이 까마득해질때면
한번씩 들려오는 소식

그 사람이 그런대로 잘 지낸다는 말에 내가 우울해진다면,
내가 아직 그 사람을 놓지 못했다는 그런 증거인가요?

혹은 내가 나쁜 사람이거나, 혹은 미련하거나?

화사해진 화단 앞에 쪼그리고 앉아
떨어진 꽃잎을 하나하나 주워 올리다 잠꼬대처럼 중얼거립니다.

"니가 이곳을 다녀갔구나.
니가 이곳에서 한숨을 몰아쉬었구나.
그래서 꽃잎이 떨어졌구나."

내가 더 좋아하는 걸 견딜 수 없어 헤어지길 원한 나였으니
나는 그를 잊어도 그는 나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건
나로선 당연한 일.

4월의 마지막 날 불어오는 바람에는
더 이상 그리움이 묻어 있지 않았으면...

길어지는 그리움이 원망으로 변하기 전에
어서 다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기를...

다시, 꿈을 꾸고 싶은 날이에요.

심현보 - 하루
2008/02/16 07:27 2008/02/16 07:27